얼마전 운좋게 구하게된 Apple M0110을 주말을 이용해, 실사용 할 수 있도록 개조를 해보았습니다.
이 키보드는 제 나이와 똑같이 1984년에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참여러모로 정이가는 녀석이네요.
어떤 부분을 개조할까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1. USB 탈부착 개조
2. 컨트롤러 이식으로 자유로운 키맵핑
3. 스페이스바 잡음제거 및 키압낮추기
4. CapsLock 토글 스위치를 토글부품 제거하여 일반 스위치처럼 작동하게 하기
일단은 컨트롤러를 연결해 키입력이 잘되는지 확인부터 해봐야겠죠.
0110은 전화선을 사용하는데, 기판에 대충 테스트용으로 전선을 납땜해서 컨트롤러로 연결하여,
입력테스트를 진행해 봤습니다. 해외 커뮤니티를 뒤적거리면서 핀아웃을 확인해서 연결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한번에 너무 쉽게되면 역시 싱겁죠잉)
몇시간 고생했는데, 노가다로 해결을 했습니다. 해외 커뮤니티에 공유된 정보들과는 조금 차이가 많이 났지만,
어쨌건 작동하는 펌웨어와 컨트롤러 핀정보를 찾아내서 다행입니다.
작동하는것만 확인해도, 해야할 일의 반은 끝난것 같네요.
이제 0110의 엄청난 울림을 잡기위해서, 흡음재를 미친듯이 쑤셔넣을겁니다.
하부공간이 엄청나게 넓어서 정말 사진에 썰어놓은 흡음재가 한장도 안빠지고 다들어갑니다.
앞부분이 경사진 형태라서, 흡음재를 한장한장 쌓을때마다 세로 길이를 조금씩 짧게하여 계단식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이제 전화선은 사용하지 않을거기 때문에, 기판에 붙어있던 전화선 커넥터 부분은 디솔해서 제거하고,
USB 커넥터로 대체할겁니다.
디솔한 자리는 추후에 탈부착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 핀헤더로 처리하였습니다.
오래된 기판인지라, 디솔이 잦아지면 동박이 금방 날아가버릴거 같더군요.
핑마 작업한다고 사두었던, 각종 부품들이 빈티지 작업할때마다 요긴하게 사용되네요.
키보드 조립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필요할떄마다 가지고 있는 부품을 활용해서 적용해보는게 상당히 잼난거 같습니다.
창의력도 발휘되고 하하...
엄청 깔끔한 마감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럽습니다.
점퍼선으로 조금더 짧게 재단하고 딱맞게 잘 정돈하고 싶지만, 요즘은 귀차니즘이 너무 심하니깐...
그냥 이정도로 만족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제 컨트롤러의 Mini B 커넥터에 이 연장선을 꽂아만 주면 내부 작업도 완료입니다.
이렇게 대충 마감해서 기보강을 덮어버리면 감쪽가팅 기모팅
아시는분도 계시겠지만, 0110의 캡스락 키는 다른 스위치와 다르게 토글방식의 스위치가 달려있습니다.
한번 누르면, 눌린채로 고정되고 다시 한번 또 누르면 눌림이 풀리고 그런 방식입니다.
캡스락 자리에 토글키가 적용되면서 두가지 문제가 있는데, 대부분 해피배열은 캡스락 자리를 컨트롤키로 활용합니다.
그런데, 이 키가 누를때마다 토글형태로 작동하는것도 그렇고, 스위치 슬라이더에 엄청난 고압의 스프링이 박혀있어서
컨트롤로 사용하려고 새끼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사용하기에 매우 곤란한 것입니다.
그래서, 캡스락 스위치를 디솔해서, 약간의 개조를 하기로 했습니다.
디솔한 스위치를 분해합니다.
스위치를 분해하면, 요런 구성품들이 존재하는데 좌측부터 상부, 하부, 슬라이더, 토글키로 작동하게 해주는 부품들입니다.
전 더이상 토글키로 사용하고 싶지 않기때문에, 토글용 부품은 스위치에서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슬라이더에 장착되는 이 스프링도 너무 압이 강력해서 새끼 손가락으로 누르기엔 버거웠기 때문에,
키압을 낮추기 위해 스프링을 한바퀴 정도 잘라냈습니다. 이정도 잘라내고 나니 조금 손가락이 덜 힘들어하네요.
대충 꾸깃꾸깃 쑤셔넣고, 제건 그냥 프로토타입 정도고...
다른분들껄 작업해준다면 더 깔끔하게 해드릴수 있을것도 같은데 귀찮아서 그냥 이렇게 할듯... 캬캬캬!!!
마지막으로 뚜껑을 덮고 사진도 찍어보공...
이렇게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주말을 아주 알차게 보낸듯한 느낌이 좋네요.
다음은 하우징과 키캡 태닝을 깔끔하게 벗기는 작업을 해볼려구요.
지금도 빈티지의 맛이 제대로 살아내서 좋긴한데 가급적이면 깨끗한게 좋으니깐여 헤헷 :-)
마지막은 타건영상인데, 스마트폰으로 대충 기록겸 찍은 영상이라...
화질도 소리도 볼품없습니다.
시간이 나면, 조금도 좋은 화질과 소리로 촬영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0110을 구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산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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