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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키보드/작업기

체리 3000 순정커스텀 조립기

by 장성철 2020. 10. 31.

지인분께 우연히 체리 3000 순정하우징 한대를 얻게되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기보강을 넣어서 잘 사용해보고싶다" 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3000 기보강은 장터에서 잘 보이지도 않고, 일도 바쁘고 하다보니 몇달동안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옆동네 장터에서 뀨뀨님 3000 기보강 판매글을 보고 일단 사고나면 어떻게든 조립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선뜻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몇일 후, 구매한 물건이 도착했고,

구성품은 뀨뀨님 3000기판 + 보강판 + 컨트롤러 였습니다.

 

"와 기분좋다! 이제 후딱 조립해서 신나게 타건해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기판에 컨트롤러를 얹고,

그위에 보강을 얹었는데... 으힠? 컨트롤러 높이때문에 스위치가 공중에 붕뜹니다.

 

스위치가 기판 바닥으로 내려오지를 않습니다. :-(

 

"이건 먼가 잘못되었다" 싶어 판매자분께 문의를 했더니, 기판과 보강판을 같이 사용할 수 없다.

보강판을 사용하고 싶으면 보강판에서 컨트롤러 위치를 잘라내야 한답니다.

 

이 두꺼운 철판을 어찌 도려내겠습니까...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한대 피면서 어떻게든 이걸 살려서

쓸 방법이 없을까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컨트롤러를 기판 아랫면에 위치시키고, 컨트롤러 핀마다 와이어링으로

기판 윗면으로 끌어올려 납땜을 하면,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컨트롤러 핀마다 와이어링 선을 연결하고,

 

기판 아랫면에서 한가닥씩 윗면으로 끌어올린 후에 납땜을 해주고,

 

각 핀마다 와이어와 또 납땜을 해주고, 컨트롤러 고정은 글루건을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GON님 공방에서 다이오드도 사서 하나씩 달아줬습니다.

(어차피 패턴 없기때문에, 다이오드를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데 너무 무지했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웠네요...)

 

기판에는 케이블을 직접 연결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핀아웃 정보를 확인하여, 기판에 연결하고 납땜을 해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너무 삽질을 하게되었는데,

뀨뀨님 기판은 USB가 아니라 PS2로 동작하기 때문에, PS2 핀아웃으로 결선해야 했습니다.

USB 케이블로 계속 연결하는데 인식이 안되서 한참을 헤맸네요. 아는 형님이 알려주셔서 잘 해결하였습니다.

 

케이블을 좀 멋있게 MOLEX 커넥터 같은걸로 작업하고 싶었는데, 너무 귀찮아서 그냥 납땜 후,

글루건으로 덮어버렸습니다.

 

"케이블 탈부착, 연결 타입은 Mini B로 작업하고 싶다."

그래서, 무려 3개의 젠더가 들어갔네요.

 

[PS2 케이블] - [카제컨버터] - [USB A Female to Mini B Female 젠더] - [Mini B Male to Mini B Female 젠더]

결국, PS2 케이블을 탈부착 가능한 Mini B Female 타입으로 만들어냈습니다.

 

키캡은 빈티지하우징과 잘 어울리는 GMK 9009 를 꽂아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보강판을 넣기위해서 하우징 상판에 보강판 높이만큼 잘라내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어떻게 깔끔하게 절단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답은 간단했습니다.

 

플라스틱이 의외로 무른 재질이라, 공업용 커터칼을 이용해 잘라내면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절단이 가능했습니다.

기판만 있을때와 보강판이 추가되었을때의 높이차이를 자로 재보니 약 5mm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상판에서 보강이 들어가는데 걸리는 부분들을 5mm 높이만큼 잘라냈습니다.

 

그리고, 하우징 내부에 빈공간이 워낙많기 때문에 울림방지를 위해 제가 애용하는 흡음재도 넣어줬습니다.

컨트롤러를 기판 하부에 달았기 때문에 핀이 휘는걸 방지하고자 컨트롤러 자리는 흡음재를 넣지 않았습니다.

 

내부작업이 완료되었으니, 이제 케이블을 적당한 빈공간에 배치시키고 뚜겅을 덮으면 되겠군요.

 

뚜껑도 잘 덮히고, Mini B 포트도 잘 작업된 것 같습니다.

 

마무리로 하나 남아있던, 메탈스티커도 한장 붙여줬습니다. 예쁘네요.

 

그래서, 삽질과 삽질을 반복하면서 이렇게 체리 3000 순정 커스텀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예쁘네요. :-)

 

사무실 책상이 많이 좁은데, 이 키보드를 놓으니 더욱더 비좁습니다.

정말 거대한 하우징이네요. 빅베젤만 보면 연필 한자루를 꽂 얹어놓고 싶습니다.

 

다음작업은 순정 하우징에 달려있던 순정 케이블이 있었는데 이녀석을 USB 타입으로 개조하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금도금 USB 커넥터는 구매를 했는데,수축튜브 사는걸 깜빡했네요...

재료가 도착하는대로 작업을 해봐야겠습니다.

 

시간나는대로 타건영상도 찍어서 올리겠습니다.

"키랩에서 다양한 키보드 작업기들이 활발히 공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작업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다른 작업을 하게되면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고, 즐거운 키보딩 하셔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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