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해지게된 지인분의 부탁으로, G80-11900의 케이블 탈부착 작업을 진행해 봤습니다.
우연하게도 커뮤니티 회원분께서 11800 트랙볼 모델의 작업에 대해 궁금해하셔서 정보공유 차 글을 작성합니다.
키보드를 처음 받아보고, 너무 예뻐서 일단 순정 키캡을 빼고 9009를 꽂아봤는데
정말로 빈티지느낌이 물씬나서 너무 예쁘더라구요.
사진에서 보시는바와 같이, 11900 모델은 키보드 케이블에 PS2 포트가 2개 달려있는데 보라색은 키보드용,
녹색은 마우스 용입니다. 여기서 마우스는 터치패드가 되겠네요.
11800 모델은 터치패드 대신 트랙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키보드에 PS2 키보드/마우스 컨버터를 달아서 키보드와 마우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집에 남는 PS2 컨버터로 확인해보니 인식과 동작이 모두 이상없이 잘 되는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자세한 설명은 뒤에서...)
그런데 키보드를 PC에 연결하고 키테스트를 해보니, 몇개키만 입력이 들어가고 거의 90% 정도의 키는 입력이 안되더라구요. 하우징을 열어서 기판을 확인해보니, 다이오드 연결하는 자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패턴 연결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구형기판은 스위치에 철심이 들어가 있어서 철심까지 기판에 납땜을 해줘야 패턴이 이어지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다이오드를 연결할 필요는 없고, 그냥 전기가 통하는 와이어링 선 정도로 이어주시면 됩니다.
실제 스위치 안에 들어있는 철심도 다이오드가 아니라, 그냥 가는 철사입니다.
피복벗긴 와이어링 선으로 깔끔하게 모든 부분을 연결해 줬습니다. 생각보다 깔끔하게 작업을 하려니 시간이 꽤 걸리더라구요.
작업에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첫번째. MINI B 변환보드 입니다.
USB 탈부착 개조를 하는데 핵심적인 부품입니다.
국내에서는 3000원 정도하는것 같은데... 알리나 중국에서 구하시면 훨씬 저렴합니다.
저는 귀찮아서 그냥 국내제품을 구매했습니다.
두번째. PS2 to USB 변환보드 입니다.
기존 PS2 키보드/마우스를 USB 방식으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품은 변환보드만 따로 구매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렴한 PS2 키보드/마우스 컨버터를 사서
쪼개서 안에있는 변환보드를 추출해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연결구성은 이렇게, [기판 케이블] - [PS2 키보드/마우스 변환보드] - [MINI B 변환보드] 형태가 됩니다.
그리고, 기존 키보드 케이블을 절단해서 PS2 변환보드에 연결할때는 각 케이블의 역할을 테스터기 도통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둬야, 변환보드에 실수없이 연결할 수 있습니다.
잠깐 보시면 이해되는 수준이니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각 전선의 역할을 확인하고, 임시로 납땜을 해서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기판 연결부에서 좌측부분은 마우스, 우측부분은 키보드 쪽입니다.
저는 키보드를 먼저 테스트 해봤습니다. 잘 작동하는군요. :-)
테스트가 완료되었으니 원래 키보의 케이블 끝단을 잘라서 이렇게, PS2 변환보드에 연결해줍니다.
글루건으로 덕지덕지 마감하는건 제가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마땅히 깔끔하게 마감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최대한 깔끔하게 마감을 해봤습니다. 변환보드에 연결되는 전선은 몇번 구부러지면 끊어질 위험이 있어서, 글루건으로 연결부분을 마감처리 하였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변환보드를 또 투명 수축튜브로 한번 더 감싸고,
수축 시켜주면, 수축튜브가 수축됨과 동시에 미리 마감해놓았던 글루가 같이 녹으면서 수축튜브안에서 아주
꼼꼼하고 단단하게 전선을 잡아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판에 꽂아주면 됩니다.
LED는 연두색에서 웜화이트로 교체를 해줬는데, 광량이 너무 쎄서 눈이 심하게 부시더라구요.
그래서, 종이테이프로 한두번 감아서 광량을 조정해줬습니다. 광량이 조절됨과 동시에 빛이 한 포인트에서만
뿜어져 나오는게 아니라 은은하게 퍼지는 효과까지 생겨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름 생각한대로 깔끔하게 작업이 완료된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빈티지 키보드엔 빈티지한 바코드스캐너 케이블을 개조한 USB 케이블을 달아줘야 제맛이죠.
잘 작동하고, 무보강의 타건감도 무척 만족스럽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대 들여야겠습니다.
요즘은 졸업이라기 보다는 당분간은 키보드를 좀 떠나있고 싶어서, 있는 키보드들도 거의 다 판매했고...
체리 3000이나 돌치순정 정도의 빈티지 한두대 정도만 손맛에 맞게 튜닝해서 가지고 있을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거의, 열정을 잃었던 상태에 이렇게 작업을 하면서 또 재미를 찾을수 있게 도와주신 지인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땅한 주인을 찾지못해 서랍장에서 꺼내본 팬텀을 살짝 꽂아도보고....
[중요]
키보드를 처음 PC에 연결하면, 키보드와 마우스 모두 잘 작동하는데, USB 케이블을 분리했다 다시 PC에 연결하면 키보드만 인식되고 마우스는 인식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럴경우, 키보드를 허브에 연결했었다면 허브 자체를 PC에서 뺐다가 다시 꽂아면 다시 키보드와 마우스 모두 동작하기는 하는데.... 이게 전선의 연결이나 케이블 작업의 문제는 아닌것 같고, PS2 컨버터의 인식 문제일 확률이 높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작업을 하시기 전에 PS2 변환보드를 추출한 컨버터에 연결해서 꾸준히 사용을 해보시고, 키보드와 마우스 인식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 컨버터를 뽀작해서 내부 변환보드를 추출해서 작업하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고생해서 작업 다해놨는데 작업 마치고나서 인식이 됐다 안됐다하면 짜증나자나요. :-(
그럼, 소소한 작업기는 이쯤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키보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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